태광그룹 컨소시엄이 애경그룹과 줄다리기 끝에 애경산업 인수가를 기존 약 4,700억 원에서 4,475억 원으로 낮추는 데 최종 합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19일 애경산업 경영권(지분 약 63%) 양수도를 위한 주식양수도 계약(SPA) 세부 조건을 조정해, 매각가를 약 4.8% 인하한 4,475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가격 조정에는 애경산업 대표 브랜드인 ‘2080’ 치약 리콜 사태가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일부 제품에서 사용 금지 성분이 검출돼 리콜이 진행되면서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향후 실적 부진 우려가 커졌고, 태광 측은 이를 이유로 “인수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애경그룹은 재무 부담 완화와 딜 무산 리스크를 고려해 매각가 인하를 수용하면서도, 거래 자체는 예정대로 성사시키는 방향으로 절충했다는 분석이다.
매각가 조정과 함께 거래 종결일도 당초 2026년 2월 19일에서 3월 26일로 약 한 달가량 연기됐다.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지분 31.56%(약 833만 주)를 2,237억5,000만 원에 취득하기로 정정 공시했으며, 티투프라이빗에쿼티·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잔여 지분까지 인수해 총 63%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태광그룹은 화장품·생활용품을 보유한 애경산업을 편입해 기존 화학·섬유 중심 포트폴리오에 소비재 축을 더하게 된다. 애경그룹은 AK홀딩스 부채비율 급등으로 인한 재무 부담을 덜고, 확보한 현금을 제주항공·애경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에 집중 투입해 구조조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리콜 악재로 매각가는 낮아졌지만, 양측 모두 딜 성사를 최우선에 두면서 각자 필요한 ‘출구’와 ‘진입’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